사실 지금 무엇을 적어야 할 지 잘 모르겠는데..
챗GPT의 말로는 내가 너무 내 생각을 정리 할 시간을 안 준다고 해서
일단 빈 종이를 켜봤다
누가 볼 거라 생각 안하고
그냥 내 생각을 정리하려고
빈 파일을 켜봤다.
불안감이 높은 사람은 내면의 비판자가 있다고 한다.
그 것을 부르는 명칭은 많다.
자동적 사고, 삶의 덫, 깨진 거울, 머릿속 카메라, 자기 검열
아무튼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할 때
끊임 없이 그 것이 옳은지, 잘못 했는지, 계속해서 판단하고, 지적하고 탓하는
내 안의 소리 인 것이다.
이게 생긴 이유는 사람 마다 다르다.
대부분의 경우 부모 또는 다른 주양육자로 부터 생긴 것일 수도 있고 (부모가 계속 탓을 하거나, 높은 기준을 두었거나, 잘 할 때만 칭찬하고 잘 못 할 때는 심하게 야단친다거나)
환경적인 것일 수도 있고 (자주 이사를 다녔다거나, 왕따를 당했다거나)
기질적인 것일 수도 있고 (예민하다거나, 내향적이라거나,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거나)
혹은 그 외의 트라우마나 다른 이유에서 일 수 도 있다.
어찌되었건 나는 꽤나 강한 내면의 비판자가 있고.
덕분에 매일을 불안감에 휩싸여 살고 있다.
나는 이 걸 해결하기위해 상담도 받아보고, 무수히 많은 책도 읽어보고, 상담학을 공부하기까지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이게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이게 큰 문제이구나 인지하는 것 까지만 되지
그 소리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그건 아마도 운동하는 방법을 아는 것과 근육이 생기는 건 다른 문제여서 인 것 같다.
아무리 운동하는 법에 대한 책을 읽어 봤자, 운동의 중요성을 알아 봤자
실제로 내가 헬스장가서 운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되듯이
아무리 공부를 해봤자, 이 내면의 비판자를 없애기는 커녕,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만 더 깨닫고 만다.
나는 심리상담을 PT에 곧잘 비유하고는 하는데,
확실히 운동 처음 하는 사람이 방법을 모를 때 PT를 받으면 도움이 되듯
대체 내가 뭐가 문제이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난감할 때 심리 상담은 많은 도움이 되고 가이드를 준다
그런데 결국 심리상담도 그 것을 통해 내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 받는 PT로는 내가 건강해 지지 않듯 (혹은 건강해지더라도 아주 더디게 건강해 지듯)
심리상담도 일주일에 한 번 받아서는 내가 정신적으로 단기에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내가 노력을 해야하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나는 일단 심리상담을 매우 추천 하지만
드라마틱한 효과를 바라기보단
내가 어떻게 마음근육을 만들어야 하는 지에 대한 도움을 받는 것. 혼자 하기 힘든 운동을 코칭 해주며 같이 하는 것 이라고 생각 하면 좋을 것 같다.
(인생 첫 심리상담은 꽤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의 문제가 뭔지 알아가는 것 부터 시작하니까.
특히 초기에 하는 MMPI나 TCI같은 검사들은 PT초기에 인바디를 재듯 나의 상태와 기질등을 잘 파악 하는데 도움이 된다.)
오늘 나의 마음 상태에 대해 쓰려고 했는데 어쩌다가 또 심리상담의 효용에 대한 글이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다시 내면의 비판자로 돌아가서.
나는 이 내면의 비판자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참 우스운 것은. 분명이 내면의 비판자는 내가 만들어 낸 것인데
내가 만든 나의 감옥인데
내가 쉽게 못 벗어 난다는 거다.
이 확성기의 스위치를 끄고 싶은데
도저히 꺼지지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기”가 나는 왜 이렇게 힘든지
나의 체중, 불완전함, 약함, 사랑 없음, 외로움, 이런 것들을 내보이기 보다는
아주 잘 포장해서 사람들한테 내보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호감이 가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그 안에서 위안을 얻는 것 같다.
그러면 내안의 나는 더 외로워지고
나만 아는 나의 부분이니까
오히려 그 부분을 더 박해하게 되는 것 같다
결국 겉으로 드러나는 나는 더 정교하게 다듬어져서 “사람들 보기에 좋은 인간”을 멋지게 연기해 내고 있고
실제의 나는 더욱 더 손가락질 하고 싫어하게 되고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전전긍긍하면서도
이런 진짜의 나는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외로워 지고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사람들 보기에 좋은 인간”을 하도 오래 연기해와서 어느게 나이고 어느게 연기인지도 모르겠다. 부캐가 본캐의 자리를 뺏은 느낌이랄까.
그 안에서 진짜의 나는. 내면아이는. 여기있다고 봐달라고 사랑해달라고 울부짖다가.
가끔 파업을 선포하면
우울과 불안의 덫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번아웃이 찾아오는 것이다.
누군가 들으면 무슨 개뼉다구 뜯는소리냐고 ㅎㅎㅎ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이게 실상인 거다.
사람들이 진짜 나를 싫어할 것 같아서 숨겨와 놓고는
역시 다들 진짜 나는 모르고 좋아하지 않아 라고 생각하다니
이 무슨 아이러니 인걸까.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누군가가 이 가시덤불을 헤쳐서 진짜 나를 찾아내어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것일까.
어린 시절에는 그런 동화같은 이야기를 믿었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누군과와 관계를 맺을 때는 서로 노력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렇게 일방적으로 누군가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바라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깨달은 것 같다.
그럼에도 그 가시덤불들을 치우자니
안에 있는 내가 상처 받을 까봐 너무 겁이나서
치우기가 겁난다.
가시덤불들이 점점 옥죄어서 안에 있는 나를 해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말이다.
어떻게 해야 이 가시 덤불들이 사라질까…
지금은 너무 강해서 도저히 엄두가 안난다.
가시덤불이 밖에 있는 적을 막는 용도 인 줄 알았는데
결국 안에 있는 나를 고립되게 만든 것 같다.
여행 때 본 어느 성처럼
주위에 해자를 만들어놓고 필요할때마다 도개교를 내려서 내가 건너갈 수 있고 사람들이 건너 올 수 있는
그런 정도로만 방어기제가 있으면 좋겠다.
그래도 괜찮다고 내게 말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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