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내 맘 여행

심리 상담 후기 - 자존감이 바닥이다 못해 나를 천하게 여길 때

그리니 Greene 2025. 8. 2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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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안의 우울과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혹시 비슷한 고민이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심리 상담 받은 후기들을 종종 남겨 보려 한다.

나의 마음의 기록이기도 하고

심리 상담의 문턱이 높아 어려운 누군가에게는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어느 날 내가 심리 상담을 받으러 가는데 시간을 완전히 착각 하여 늦은 적이 있다.

다행히 상담사 선생님께서 기다려 주셨지만

거의 50분을 늦었으니… 한 타임을 완전히 날려버린 것이나 마찬가지 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으신 선생님이셔서 그냥 상담을 진행하자고 하셨다. (보통은 이런 경우 회차가 차감되고 상담 하지 않는다.)


나는 너무 미안한 나머지 ”죄송합니다” 라고 거듭 말씀드렸고

상담사 선생님이 괜찮다고 하셔도 계속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왜 그렇게 내가 사과하는지에 대해 한번 오늘은 생각해 보자고 하셔서, 내가 왜 이렇게 불편한 마음이 드는지를 깊게 들여다 보았다.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깊은 원인을 생각해 보았더니

내가 나를 너무 낮게 보고 있어서 였다.

아무리 상대방이 괜찮다고 하여도, 내가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면 안되는 존재라고 생각 한 것이다.

카스트 제도에서의 불가촉천민 처럼. 나를 천하디 천하게. 감히 보통 사람에게는 폐를 끼칠 수 도 없는 그런 존재로 무의식적으로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조선시대의 노비같은.


그렇게 여기다 보니, 남들에게 폐를 끼치면 연신 죄송하다고 하는 것이고

남들이 나에게 잘 해주는 것은 마치 양반이 노비에게 잔칫날 떡을 가끔 던져주듯, 자비를 베푸는 것으로써 언제든지 변뎍을 부려 빼앗아 가거나 거두어 갈수 있는 것이고

남들이 나를 나쁘게 취급해도, 맞서 싸울 생각을 하지 않고 어느 한 켠에서는 당연히 여기는 것이었다.



나는 상담 중에 이 것을 깨닫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사실 이건 무의식적으로 생각한 것이라, 여태까지 나도 몰랐다.

내가 나를 이렇게나 천대하는지는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여러가지가 이해가 되었다.

외롭게 느끼던 것,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느끼던 것, 부당한 행위를 당하고서도 내 자신을 탓하던 것.

기가 막히기도 하고, 내자신이 불쌍하기도 하여 한 참을 울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건, 그렇다고 해서 내 자신을 다르게 생각하자니 이게 나의 맞는 위치 같다고 여겨지는 것이었다.

비참한데, 편안한 비참함 이랄까. 뭔가 내가 나를 더 귀하게 여기면 안 될 것 같은 두려움이랄까.

이 부분을 조금씩 변화 시켜 나가는 것. 나를 최소한 보통사람의 수준으로 귀하게 여기는 것. 그게 앞으로 조금씩 상담을 하면서 바꿔 나가야 할 부분인 것 같다.



나는 자기발전에 참 많이 애를 쓴다.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계속 하고, 운동도 하고, 일도 열심히 했다.

그 동기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렇게 천한 나를 조금이라도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사람들 사이에서 들키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이기도 한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정리하면서도 참 기가 막히지만,

나에게는 아마 이렇게 생각해야만 생존 할 수 있었던 환경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었던 날들이 있었고,

이렇게 나를 낮게 여기지 않으면 이해되지 않은 사건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삶을 살아가려고 했던 지난 날의 자신에게 가엽고 애썼다고 말 하고 싶고,

앞으로는 나를 천하다고 하는 내 안의 비판자, 내 안의 가혹한 자아에 속지 말자고. 그리고 부정적도 긍정적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볼 수 있게 되게 노력하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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