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내 맘 여행

송별회와 자취

그리니 Greene 2025. 4. 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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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퇴사 송별회를 했다.

사실 우울증도 걸리고 너무 힘들어서 퇴사를 한 것이기 때문에

이놈의 회사 드디어 끝이다 라는 기분이 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심란하고 울적해 졌다.

오늘 하루 종일 팀 사람들이 나를 신경써주고 좋은 시간과 얘기로 짜투리 시간들을 채워주고

송별회 저녁에서는 다들 눈에서 애정이 느껴졌는데

좋은 팀사람들을 떠나게 되는게 참으로 아쉽나보다.

그런데 왜 이리 울적하고 슬플까를 고민해보니,

…나는 정말 이 회사에서 잘 하고 싶었나보다.

사실은 이렇게 너무 힘들고 지쳐서 나가 떨어지는 게 아닌

누구보다 잘해서 성공하고 승승장구 하고 높이 올라가고 싶었나보다.

산을 기어 오르다 혼자 떨어져 나간 느낌이다.

내가 힘들어서 차버린 거면서.

너무 그만 두고 싶다고 생각 할 때는 언제고 막상 그만두게 되니 이리 미련을 떠나 싶어서,
그런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정신 차려. 얼마나 싫었는지 떠올려 봐’라며 자신을 다그쳐 봤지만

그저 슬픔은 슬픔대로 받아 들이기로 했다.


…아 나는 생각보다 이 회사를, 이 팀원을, 이 업무를

그리고 그 안에서 일하는 내 모습을

많이 좋아했구나.

그래서 이별이 이렇게 힘들구나.


오늘은 슬프니 슬픈게 맞는 것 같다.

억지로 이 슬픔을 비합리적인 것이라고 치부하지말고

한 때 나의 꿈이 었던 이 회사에

기대 만큼 되지 않아서 실망한 내 자신과 꿈에게

애도를 표하자.

충분한 애도를 하고 나면, 다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생각 해보니 나는 전직장을 떠날때도 이렇게 슬프고 심란해 했다.

그때도 원해서 그만 둔 것이 아니라

너무 힘들어서 나가 떨어졌기 때문이겠지

지금은 전 직장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

이 직장도 결국 그렇게 될 것이다

이별은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것에 애정을 쏟게 마련이다.

그때가 되면.. 지금의 이 기분도 옅어지겠지.

바람에 흩날려 꽃잎처럼 나부끼다가

길에 예쁜 자취를 남기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 길이.. 그 자취가. 내가 살아온 인생이고 치열하게 전투한 영광이며 매번의 기대와 실망속에서 찾아낸 나의 유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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