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차례 심리 상담을 받아보았는데
상담 후 깨달은 점을 정리할 겸,
심리상담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될까하여
정리해 보려고 한다.
심리상담은 사람의 케이스 마다 다르게 (진리의 케바케) 지극히 개인화되어 진행되니 염두에 두고 읽기를 바란다. (즉, 이것은 내얘기고 일반화 되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는 없다는 뜻. 사람마다 다 상황과 성향이 다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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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는 집안 사정상 전학을 많이 다니게 되었다.
전학 할때마다 힘든 건 아이들을 다시 사귀어야 하는 것 도 있지만
나는 항상 이방인이 라는 것. 그들은 자연스럽게 일원인데, 나는 항상 아웃사이더로서 그들이 나를 배척하지 않을까 전전긍긍 하는 것이 힘들었다.
한번은 전학간 첫날 하필 쪽지 시험이 있었다.
내 예전 학교에서는 배우지 않은 진도여서 나는 전혀 엉뚱한 답을 적어냈고
쪽지시험을 옆사람과 서로 교환해서 채점하는 거였는데
내가 너무 엉뚱한 답을 써서인지 뒤의 아이들이 내 시험지를 돌려보며 킥킥댔다.
나는 그 당시 너무 창피했으며
뭐라고 한마디 할 수 도 없이
내 시험지를 받아들고는 집에와서 펑펑 울었다.
내 자신이 바보 천치 처럼 느껴졌으며 정말 쥐구멍이 있다면 숨고 싶었다.
중학교때였으므로 가뜩이나 예민한 시기에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런 것들과 다른 여러가지 사건으로 인해, 나에게는 “모른다”라고 말하는 것이 큰 두려움으로 자리 잡았다.
항상 공부도 일도 잘하려고 했던 이유 중에는 이렇게 내가 모를때 무시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는 듯 하다.
“내가 그 때 답을 잘 적어 냈더라면 비웃음을 사지 않았을 텐데”
“앞으로는 뭐든지 몰래 열심히 공부해서 내가 모른다는 약점을 만들지 말아야지”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이러한 불안해서 온 동기는 꽤나 강해서,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일을 열심히 하는데에는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먹을 수록, 그렇게 뭐든지 잘하고 뭐든지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정말 일의 세계는 끝이 없고 완벽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 했다.
특히 일은 혼자하는 경우가 드물고 누군가와의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잘해도 상황상 욕을 먹는 경우도 있으며,
괜히 나혼자 열심히 하다가 독박쓰고 일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결국 이러한 나의 불안함에서 비롯된 열심은 번아웃으로 가는 특급열차의 티켓이었다.
성인이 되고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완벽하게 모든 걸 알 수 가 없으므로, 채찍질해도 안되는 자신에 실망만 하다가 번아웃이 세게 온 것이다.
오늘 상담시간에 예전에 있었던 이 일화를 얘기했더니
상담선생님이 ”그 아이들이 나빴던 것 아닌가요?“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나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아이들이 나뻤다고? 바보같이 답도 모르던 내가 아니라?
나는 항상 나에게서 문제점을 찾았다. 그리고 내가 부족해서라고 자신을 다그치고, 한시도 쉬지 않고 자기계발을 해왔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내자신이 성에 안찼다.
그런데 그렇게 그들에게 맞출일이 아니라, 원래부터 아이들이 잘못되었던 거라고?
이 말이 주는 울림은 나를 조금 자유하게 했다.
아.. 내가 완벽하게 모든걸 알지 않아도 되는구나. 내가 모른다고해서 나를 비웃는다면, 그건 비웃는 사람 잘못이구나. 모든걸 아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모든 걸 안다고 해도 비웃을 사람은 비웃을 것이므로.
내가 나에게 채찍질 하는 수만은 말들. ”해야한다“의 감옥.
운동해야해, 건강하게 먹어야 해, 일을 열심히 해야 해, 쉬는 것도 계획적으로 생산성 있는 활동을 하면서 쉬어야 해, 사람들에게 나이스하게 대해야 해.
이 모든걸 안했다고 자신을 학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있는 나지만, 그걸 부끄러워 하지 않고,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깎아내리고 비난한 사람이 나쁜 것이고 그들을 피해야 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이제 아이스크림 하나 더 먹었다고 죄책감 갖지말고.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수용하고. 생긴대로 이대로 살되, 내가 다시 기운이 나면, ”내가 하고 싶은 생각이 들 면“ 그 때 또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근거없는 수치심에서 벗어나고,
상황상 그 때 시험지에 못 쓸 수 밖에 없던 어린 자신을 달래주고 않아 주자.
누구라도 틀렸을 문제이고 힘든 상황이라고. 너는 누군가 전학왔을 때 그런식으로 비웃지 않지 않을꺼냐고.
너를 더이상 발전시킨다기 보단,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감싸 안아 주자.
인생은 기니까. 이제 슬픈 생각은 let it go!